전매제한과 거주의무 — 뭐가 어떻게 다른가
청약에 당첨되고 나서 뒤늦게 발목을 잡는 게 이 두 가지다. "언제부터 팔 수 있나요"와 "꼭 들어가서 살아야 하나요". 이름이 비슷해 보여서 하나로 뭉뚱그려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거 조항도 다르고 적용 대상도 다르고 기간을 세는 방식도 다르다.
정리하면 이렇다. 전매제한은 파는 시점을 막는 규제이고, 거주의무는 사는 방식을 정하는 규제다. 둘은 별개로 걸리고, 한 단지에 동시에 걸릴 수도 있다. 전매제한이 풀렸다고 자유롭게 팔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① 전매제한은 당첨자 발표일부터 센다. 계약일도, 입주일도 아니다.
② 거주의무는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에만 붙는다. 비수도권 민간분양에는 원칙적으로 없다.
③ 2024년 3월부터 거주의무는 집을 팔기 전까지 채우면 되는 것으로 완화됐다. 입주 시점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다.
④ 둘 다 단지마다 다르다. 내 단지의 기간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적혀 있고, 그게 유일한 정답이다.
전매제한 — 언제까지 못 파는가
전매제한은 분양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하게 막는 기간이다. 매매뿐 아니라 증여, 명의변경처럼 권리를 넘기는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근거는 주택법이고, 2023년 4월 시행령 개정으로 기간이 크게 줄었다.
가장 많이 틀리는 게 기산일이다. 전매제한은 당첨자 발표일부터 센다. 계약을 언제 했는지, 입주가 언제인지와는 무관하다. 당첨자 발표일이 2026년 3월 10일이고 전매제한이 1년이면 2027년 3월 10일부터 풀린다. 입주가 2029년이어도 마찬가지다.
| 권역 | 세부 구분 | 전매제한 기간 |
|---|---|---|
| 수도권 | 공공택지, 규제지역 | 3년 |
| 과밀억제권역 | 1년 | |
| 그 외 지역 | 6개월 | |
| 비수도권 | 공공택지, 규제지역 | 1년 |
| 광역시 도시지역 | 6개월 | |
| 그 외 지역 | 없음 |
위 기간은 주택법 시행령의 일반 기준이다. 공공주택 특별법이 적용되는 공공분양(뉴:홈 등)은 별도의 더 긴 규정을 따르고, 토지임대부 주택도 다르다. 규제지역 지정은 수시로 바뀌므로 "지금 규제지역인가"는 공고 시점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수도권 공공택지 3년짜리에는 완화 장치가 하나 더 있다. 3년이 되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가 끝나면 전매제한 기간이 지난 것으로 본다. 다만 이것도 뒤에 나올 거주의무와는 별개라는 점을 다시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비수도권 일반 지역은 전매제한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지난번에 정리한 부산 사상 더파크 비스타동원 같은 광역시 단지도 권역과 택지 성격에 따라 기간이 갈린다. 단지 이름만 보고 짐작할 수 없고, 공고문의 전매제한 항목을 봐야 한다.
거주의무 — 정말 들어가서 살아야 하나
거주의무는 "당첨된 사람이 실제로 그 집에 살아야 한다"는 규제다. 시세보다 싼 값에 공급되는 주택을 시세차익 목적으로만 받아 가는 걸 막자는 취지다. 그래서 대상이 훨씬 좁다.
기간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얼마나 쌌는지로 갈린다. 많이 쌀수록 오래 살아야 한다.
| 택지 구분 | 분양가 / 인근 시세 | 거주의무 기간 |
|---|---|---|
| 공공택지 | 80% 미만 | 5년 |
| 80% 이상 100% 미만 | 3년 | |
| 민간택지 | 80% 미만 | 3년 |
| 80% 이상 100% 미만 | 2년 |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른 공공분양(나눔형·선택형 등)은 이 표가 아니라 별도 기준을 따른다. 이 경우 거주의무가 더 길게 붙는 게 보통이다.
2024년에 바뀐 부분 — "팔기 전까지 채우면 된다"
예전에는 최초 입주가능일부터 곧바로 들어가 살아야 했다. 그래서 잔금을 전세보증금으로 메우는 방식이 아예 막혔고, 자금 계획이 무너지는 사례가 많았다.
2024년 3월 시행된 개정으로 이 부분이 완화됐다. 거주의무를 시작하는 시점을 미룰 수 있고, 해당 주택을 양도하기 전까지 누적으로 기간을 채우면 인정된다. 처음 한 번은 전세를 놓고, 나중에 들어가 살면서 기간을 채우는 게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있다. 의무가 사라진 게 아니라 시점만 유연해진 것이다. 기간을 못 채운 채로 팔 수는 없다. 이 점 때문에 "실거주 의무 폐지됐다던데요"라는 말이 상담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데, 폐지가 아니라 유예에 가깝다.
둘이 같이 걸리면 어떻게 되나
수도권 상한제 단지는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가 동시에 걸린다. 이때 실제로 팔 수 있는 시점은 둘 중 늦게 끝나는 쪽이다.
예를 들어 전매제한 3년, 거주의무 3년인 단지에서 입주가 당첨 4년 뒤라고 하자. 전매제한은 당첨자 발표일부터 세니 입주 시점에 이미 끝나 있다. 하지만 거주의무 3년은 아직 하루도 채우지 않은 상태다. 결국 그 집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건 실거주 3년을 채운 뒤다.
거주의무를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팔아야 할 사정이 생기면, 일반 매매가 아니라 LH에 매입을 신청하는 경로를 밟게 된다. 이때 받는 돈은 시세가 아니라 대체로 납입한 입주금에 이자를 더한 수준이다. 시세가 올랐어도 그 차익은 가져가지 못한다. 거주의무를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진짜 이유가 여기 있다.
예외는 있다, 다만 자동은 아니다
둘 다 예외 조항이 있다. 근무·생업·질병 치료·취학·결혼 때문에 세대원 전원이 다른 광역권으로 옮기는 경우, 상속받은 주택으로 이사하는 경우,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 이혼으로 배우자에게 넘기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거주의무 쪽에도 해외 체류나 근무·취학 목적의 다른 지역 거주를 인정해 주는 사유가 따로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절차다. 사유에 해당한다고 자동으로 풀리지 않는다. 전매는 사전에 사업주체와 LH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거주의무 예외는 관할 지자체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서류부터 챙기지 않고 먼저 계약서를 쓰면 그 계약 자체가 위법이 된다.
어기면 어떻게 되나
가볍지 않다. 전매제한을 어기면 주택법상 형사처벌 대상이고, 계약이 취소될 수 있으며, 이후 일정 기간 청약 자격이 제한된다. 거주의무를 어긴 경우에도 형사처벌 규정이 있고, 그 집은 LH 매입 대상이 된다.
"어차피 안 걸린다"는 말이 시장에 돌지만, 전입신고 기록과 등기 이전 기록이 남는 구조라 사후 점검에 걸리는 사례가 계속 나온다. 조건을 못 맞출 것 같으면 당첨을 포기하는 쪽이 나은 상황도 있다. 당첨 포기와 재당첨 제한은 따로 다룰 주제인데, 그 전에 가점과 특별공급 유형을 정리해 두면 판단이 쉬워진다.
누구에게 맞고 누구에게는 맞지 않나
맞는 경우
- 입주 시점에 실제로 들어가 살 계획이 서 있는 실수요자. 거주의무가 있어도 계획이 바뀌지 않는다.
- 보유 기간을 길게 잡는 사람. 전매제한 1~3년은 어차피 매도 계획 밖의 기간이다.
- 비수도권 일반 지역 단지를 보는 사람. 전매제한이 없거나 짧고 거주의무도 원칙적으로 없다.
맞지 않는 경우
- 잔금을 전세보증금으로 메울 계획인데 단지에 거주의무가 붙은 경우. 완화로 시점은 미룰 수 있지만 언젠가는 들어가 살아야 하므로 그 시점의 자금 계획이 다시 필요하다.
-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분양권 매도를 전제로 자금을 짠 경우. 전매제한 기간에 자금이 묶이면 계획 전체가 흔들린다.
- 2~3년 안에 이직이나 이주 가능성이 큰 사람. 예외 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지만 확인 절차와 인정 여부는 그때 가서야 알 수 있다.
계약 전 확인할 것
- 입주자모집공고문의 전매제한 기간과 기산일. 당첨자 발표일이 언제인지 함께 적어 둔다.
- 거주의무 적용 여부와 기간. 상한제 적용 단지인지, 공공택지인지 민간택지인지가 갈림길이다.
- 공공주택 특별법 적용 여부. 뉴:홈 같은 공공분양이면 위 표가 아니라 별도 기준을 본다.
- 규제지역 지정 상태. 공고 시점 기준으로 확인한다.
- 내 자금 계획이 거주의무와 충돌하지 않는지. 전세를 놓을 생각이라면 언제 들어가 살 것인지까지 미리 정해 둔다.
- 단지 주변의 '예정' 사업. 교통·학교·상업시설이 예정 단계라면 확정된 미래로 계산하지 않는다.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그 시설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번 달에 공고가 나오는 단지들의 일정은 9월 분양 일정 정리에 모아 두었고, 통장 잔액 기준은 지역별 예치금 글에 따로 적어 두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 설명을 목적으로 작성한 정보 글이며, 특정 단지의 청약·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전매제한과 거주의무의 적용 여부·기간은 단지별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라 다르고, 관련 법령과 규제지역 지정은 수시로 변경됩니다. 실제 판단은 반드시 해당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문과 청약홈·관할 지자체의 최신 안내를 확인한 뒤 하시기 바랍니다. 글에 언급된 시설·사업 중 '예정' 단계인 항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변경되거나 무산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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